전시회 서문 2

 

      화합과 대화의 넋두리                            

                                                                                       - 4회  김승근 전에 부쳐-
                                   
   한국화가 김승근은 내가 알고있는 젊은 화가 이전에 이웃집 아저씨, 혹은 동네 형같은 인상을 깊게 준 사람들 중에 한 사람이다. 그는 열변(熱辯)이나 혹은 논변(論辯)에 능숙한 사람이라기 보다는 눌변(訥辯)을 잘하는 이라 판단하기가 쉬울 성싶다. 그는 그림을 그리는 것에 있어서 소극적이기보다는 그림을 즐겨 그린 사람중의 하나이다. 다시말해 그의 일련의 작품들은 치밀하게 계획되어서 그려진 조밀한 그림이라기 보다는 그냥 무심코 그려진 그림들로 그에 성격을 규정시킬 수 있을 정도이다.

   접어 생각컨데, 그가 그림을 그리게된 동기나 아니면 어린 시절 치기어린 장난으로 그려보는 그런 그림으로부터 그가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기에는 매우 힘들었을 것이다. 즉 인간 본능적인 충동에 의해 그림을 그린다고 하기에는 인간의 생존 현실과는 거리가 있어 자기 행위에 대해서 무책임한, 이른바 짓궂은 장난으로 바라보기에는 단편적인 시각에 지나지 않다는 것은 매우 상식적인 이야기 일 것이다. 또한 그의 작품이 자신의 삶에 연속이었을 것이며, 인간 자신의 배설물과 같은 것으로 자신이 나약하고 허약한 존재로의 대상과 인간이 상대적인 존재이기보다는 자연에 일부로 일각(一角)에 고적(孤寂)한 존재임을 확인하듯 전통적인 소제와 현대적인 뉘앙스를 가미시켜 표현되었음을 싶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사람이 사람을 판단하는 무력함을 스스로 자인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샘이다.

   돌이켜보면, 그가 몇해전에 그려졌던 그의 그림들은 혼란스러울 정도로 변화가 난무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림이라기 보다는 그저 행위에 지나지 않는 몸부림에 지나지 않았던 것같다. 소주잔을 기울이며 두서없이 떠들어대는 소리 자체만으로 그려진 그런 그림들로 채워진 그림였을 것이다. 비켜보면, 시대적인 환경과 자신이라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갈 즘하여 그가 그려낸 그림들은 주로 혼란과 야유에 젖은 혼탁한 정서를 그에게 깊게 깔려 있었던 시대적인 주변이었으리라는 생각이다. 설령 그에 작품들이 혼잡한 것일지라도 그에게 있어서 일련에 작업들이 그에 존재는 인간으로서 그림자체 였음은 분명한 일이었을 것이다. 짐작컨데, 그가 자주 등장한 꽃이나 돌, 혹은 기타 물상과 같은 여러 사물들을 다루는 것은 고인들의 문인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제의 하나로 보아야 할 것이며, 또한 그가 은둔한 암혈상사(巖穴上士)나 고인일사(古人逸事)와 같은 정신은 결코 아닐지라도 한국화에 입문 화학(畵學)했던 바, 서정적인 사물를 통한 자신의 정서를 발견코자 했을 성싶다.

   그는 이번 개인전을 통하여 인간과 인간 혹은 자연과 인간,  물질과 인간이라는 상대적인 존재를 확인하듯, 연상되는 상생(相生)이라는 제목이 자주 등장하게 되는 것은, 자신의 무기력함과 허약하기만 하는 자신의 삶을 넋두리처럼 그의 그림들은 주로 주변 사물들을 여기저기에 그려 넣는 옴니버스적인 그림들이 난무하다. 이러한 화폭의 소재들은 그가 아끼던 물건들이나 혹은 그가 사유하고자 하는 물상들이 자주 나오곤 한다. 이를 첫 대면한 이에게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난잡한 만물상을 보는 듯한 인상을 주나, 간추려보면 그가 표현이라기 보다는 자기의 넋두리를 풀어 놓는 듯한 연상을 깊게 준다. 비록 그 자신의 작품에 열거한 소재와 표현 기법에 있어서 미숙한 상태라 할 지라도, 분명히 그의 잠재의식 속에는 절대주의를 기원하기보다는 일반성 혹은 보편성을 찾고자하는 이상 정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의식을 엿볼 수 있다.    

   역해(譯解)하면, 그가 제목에서 제시하듯, 상생이라는 음양오행을 이해시키기하기 보다는, 일차적으로 인간의 삶속에 자리잡고 있는 무속적인 색채를 깊게 자리 잡고있는듯 하다. 즉 오행 혹은 오방색(五方色)이라 일컫는 자리잡기, 지방(地方), 지역 좁게로는 혈연 등의 한국인의 민간신앙에 자리고 있는 색채를 중심으로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넓게로는 단청색같은 색조를 통하여   화합, 조화를 꾀하는 화면를 구성하고 있다는 것으로 보아, 서양 고전(古典) 음악에서 볼 수 있는 형식의 하나인 표제 음악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던 것과 같이, 그가 지속적인 제목을 상기시키며 공동체적인 성격에 하나인 제목에 밑받침을 하고 있는 듯하다. 이를 거창한 눈으로보면, 화엄(華嚴)정신을 기본적인 색조를 통한 불조화를 합일하는 의지마저
엿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화가  이    형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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